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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1 16:36

무제-Chapter.1 샬록의 방벽도시 part.7-

이들은 며칠을 이 마을에서 지냈다. 이곳은 계급이 존재하고 있었다. 본토민과 이주민으로 나뉘었는데 본토민은 이 방벽을 세울 때부터 있었던 자들이며, 이주민은 말 그대로 이주한 자들이다. 이주민은 본토민의 부역을 담당하고 있었는데 말이 이주민이지 노예나 마찬가지였다. 본토민은 보통 장사나 전문직으로 비교적 쉽고 편한 일에 종사했다. 그들은 식량사용권을 쥐고 있었기에 이주민은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살던 방벽도시가 개 같았어도 이정도로 개 같지는 않았어.”

피터는 주변을 둘러보고 이죽거렸다. 가축처럼 일하는 이주민의 모습이 눈에 많이 거슬리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이 아줌마는 언제 강하게 해준다는 거야.”

하류는 벼 이삭을 뜯어서 입이 물었다. 말이 무섭게 한 남자가 다가왔다.

-록산느님께서 부르신다.-

하류는 눈을 크게 뜨고 그의 뒤를 따랐다.

록산느는 자신의 집에서 안경을 쓰고 무언가를 손글씨로 쓰고 있었다. 그들이 들어오자 책을 덮고 안경도 벗었다.

안경 누님이었군.”

피터의 얼굴이 붉어졌다.

나 저 누님한테 반할 것 같아, 보이.”

하류는 피터에게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래, 하류. 이곳 생활은 할 만한가?-

-최악.-

-?-

-사람이 사람 위에 있는 게 말이 되는 건가?-

록산느는 웃음 지었다. 하지만 대답은 하지 않았다.

-한 가지 부탁할 것이 있어. 아니... 너를 위한 것이니 부탁이라고 할 것도 없을 것 같네.-

-뭐지?-

-일단 이걸 받아.-

그녀는 하류를 향해 양피지를 던졌다. 그는 그것을 받아 들고 펴보았다. 지도였다.

-이건?-

-이제부터 너를 아공간으로 보낼 거야. 그 안에는 탑이 하나 있다. 그곳으로 향하는 지도야.탑에서 양피지에 적힌 물건을 들고 와. 쉽지는 않을 거다.-

-이게 어째서 나를 위한 것이지?-

하류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무래도 이건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다.

-탑에 가면 너를 강하게 해줄 것들이 많이 있어. 할거야, 말거야?-

속는 느낌. 하지만...

-속아주지.-

하류의 대답에 그녀는 미소로 답했다.

-그 아공간이라는 곳은 언제 보내 줄 거지?-

-지금.-

하류와 피터의 밑에서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두 사람은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구멍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게 뭐야!!!”

나는 왜!!!”

피터의 경악에 찬 목소리가 록산느의 방안에 크게 울렸다.

-차맛이 좋군. 역시 차는 한국 녹차야.-

록산느는 한가하게 차를 마셨다.

 

으아아악!!!”

우와아악!!”

두 사람은 아래로, 아래로 하염없이 떨어졌다. 주변은 그저 검은색이었다. 저 아래서는 하얀색의 빛이 보였다. 저곳이 바로 이 공간의 끝인 듯 했다. 하지만 이정도 가속도로 떨어지면 즉사다. 무언가 방법이 필요했다.

제발... 생각하자!”

하지만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이대로 떨어지는 것 밖에는...

이봐, 아저씨! 마법사라매! 어떻게 좀 해봐!”

마법사라고 이런 상황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아니야!”

두 사람은 계속해서 소리를 지르며 아래로 떨어져 내렸다. 하얀빛이 가까워 졌다. 이제 끝이다.

으아악!!!”

하지만...

?”

아주 사뿐히 땅으로 내려왔다. 이상했다. 구멍으로 떨어지고 또 떨어지면서 엄청난 가속도를 느끼지 않았던가.

-뭘 그래 놀래? 내가 이정도 대책도 마련 안했을 것 같아? 그리고 조심해. 이곳에는 무시무시한 것들이 드글드글 하니까.-

구멍 안에서 록산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시에 구멍이 막혔다.

여기는...”

기괴했다.

하얀빛이 뿜어지는 곳도 있었지만 대체로 어두웠다. 식물 같은 것은 없어 보였다. 기괴하게 솟은 돌들이 주변을 을씨년스럽게 만들었다. 아직까지 생명체는 보이지 않는 듯 했다.

이곳이 어디지?”

하류는 지도를 펼쳤다. 하지만 펼쳐도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줘봐.”

피터가 지도를 받아 쥐었다. 그는 고심하며 지도를 바라보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여기쯤인 것 같군.”

그는 지도의 한켠을 가리켰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할 곳은 여기.”

지도의 중심에 있는 표시. 그는 저 멀리 보이는 탑을 응시했다.

저곳이야.”

피터의 말에 하류는 이죽거렸다.

지도고 뭐고 필요 없잖아.”

그는 앞으로 걸어 나갔다. 길게 죽 뻗어 있는 길에는 그로테스크한 모습과는 달리 아무런 위험이 없었다. 위험뿐만이 아니라 생명 자체가 없는 공허한 곳이었다.

잔뜩 겁을 주더니 아무것도 없네 뭐.”

하류는 약간 화가 난 듯 미간을 찌푸렸다.

원래 이렇게 성격이 급하고 거칠었나?”

피터의 물음에 하류는 고개를 절래 흔들었다.

몰라.”

하류는 힘차게 앞으로 나아갔다. 조금씩 하류의 성격이 밝아지는 듯 했다. 그와 비례해 거칠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한창 예민할 10대가 아닌가. 피터는 밝아진 하류의 모습이 보기 좋은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걸어도 탑에 가까워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가까이 보이는 듯 했으나 이 정도라면 탑의 규모가 상상이라는 말이 된다.

크르륵...

어디선가 스산한 소리가 들려온다. 맹수의 으르렁거림. 피터와 하류는 본능적으로 전투태세를 갖추었다. 하류는 나이프를 쥐고 주변을 바라보았다. 피터는 주먹을 쥐어 복싱 자세를 취했다.

이제 드디어 시작인가?”

하류의 말에 차가운 말에 피터는 소리쳤다.

쇼타임!!”

그의 외침과 동시에 어둠 속에서 한 마리의 거대한 맹수가 뛰어 올랐다. 사자의 머리를 하고 있었지만 몸은 전갈이었고, 다리는 말이었다. 꼬리는 징그러운 뱀이었다. 기묘하게 생긴 야수는 빠르게 하류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무래도 약해보이는 쪽을 먼저 공략하려는 듯 했다.

하압!”

하류는 기합과 함께 뛰어올랐다. 달려오는 야수의 머리에 착지하고 나이프를 정수리에 꽂아 넣었다. 강렬한 야수의 고통의 표효가 사방으로 퍼진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턱을 향해 피터의 주먹이 날아든다.

어퍼컷!”

야수는 공중으로 붕 떠올랐고 하류는 재빨리 뛰어올라 공중에서 한바퀴 돌아 착지했다. 야수는 우당탕 소리를 내며 아무렇게나 처박혔다.

덩치에 비해 약하군.”

하류는 나이프를 집어넣으려 하는 찰나 피터의 인상이 날카로워졌다.

아직이다, 보이.”

그는 심각한 표정으로 저 멀리 바라보았다. 엄청난 크기의 물체가 접근하고 있었다. 흡사 공룡같지만 날개가 달렸고 더 날카롭게 생긴 거대한 파충류,

드래곤??? 설마 저게 존재한다고??”

하류는 놀란 듯 소리쳤다. 피터는 심각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손에는 붉은 불꽃이 이글이글 맺혀갔다.

드래곤의 입에서도 불이 이글거렸다. 드래곤의 깊은 숨. 브래스. 저것을 맞았다가는 바비큐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 길다린 길옆으로는 기암괴석으로 피할 틈이 없었다.

제기랄!!”

브레스는 이미 그들을 향해 전진했다.

바리어!!”

피터는 손을 뻗었다. 그들의 앞에 투명한 막이 형성되어 브레스와 부딪쳤다. 세상을 집어삼킬 듯 한 굉음과 함께 사방으로 불꽃이 튀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무사했다. 피터가 생성한 바리어 때문인 듯 했다. 허나 이것도 오래가지 못할 듯 했다. 피터의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조금씩 불타오르고 있었다.

으악!!”

역시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하는 듯 피터는 튕겨져 나갔다. 뒤이어 하류도 튕겨져 나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들이 튕겨져 나간 이후 브레스는 즉시 멈췄다.

으윽...”

하류는 몸을 일으켰다. 피터 역시 몸을 일으켰지만 팔을 쓰지 못하는 듯 축 늘어트렸다.

버텨냈어.”

하류의 말에 피터는 고개를 절래 흔들었어.

끝난 게 아니야. 저기 아직 저놈은 남아 있어.”

드래곤은 이미 그들의 앞까지 나와 있었다. 브레스는 연이어 사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듯 시도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꼬리가 두 사내를 향해 날아들었다.

두 사내는 비명도 못 지르고 튕겨져 널브러졌다. 하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래곤을 바라보며 살기를 내뿜었다. 그의 손에는 누런 뇌전이 스멀스멀 맺히며 사방으로 스파크를 뿌렸다.

크르륵...”

마치 야수와 같이 갸르릉 거리는 소리를 내는 그의 시선은 드래곤을 향했다. 초점이 없는 눈동자로...

하류...”

피터는 그를 바라보았다. 의식이 없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분명히 서 있었다. 이성이 없는 야수처럼 빠르게 드래곤을 향해 달려들었다 드래곤의 꼬리가 다시한번 그를 향해 덮쳐왔다. 하류는 그 빠른 속도의 공격을 더 빠른 속도로 뛰어 넘었다. 당황한 드래곤은 앞발을 던졌다. 하류는 그것마저 피하며 공중으로 솟구쳤다. 하늘로 뛰어오른 그의 손에서는 스파크가 강렬하게 이글거렸다.

드래곤의 눈동자는 강렬한 스파크를 바라보며 떨려왔다. 이 거대한 생명체가 하류의 힘에 눌리고 있었다. 뇌전은 조금씩 기다란 창처럼 화했다. 그것을 하류는 빠르게 내던졌다.

금빛 뇌전의 창은 이 공간을 가르듯 유성처럼 뻗어갔다. 정확하게 드래곤의 정수리에 박히는 뇌전의 창.

사방으로 드래곤의 고통의 울림이 퍼졌다. 이렇게 강렬한 울림은 또 없으리라. 온몸은 뇌전으로 이글거렸다. 파지직 거리는 소리로 온몸이 타고 있었다. 사방으로 단백질이 타는 듯한 누린내가 퍼졌다. 하류는 착지 하며 거친 숨을 내쉬었다. 이윽고 그는 그대로 쓰러졌다.

하류...!”

피터는 힘든 몸을 일으켰다. 하류를 향해 다가갔다. 그는 숨을 쉬고 있는 것이 기절한 듯 했다. 죽지는 않았다.

흐음... 엄청나구만.”

그는 커다란 드래곤을 바라보며 읊조렸다. 이 엄청난 힘을 지닌 생명체를 하류는 이겨냈다.

이녀석은 괴물인건가.”

피터는 그의 몸을 일으켰다.

..”

그 역시 많이 다쳤다.

... 뒤치다꺼리 힘든 동생이군.”

피터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감돌았다.

으윽...”

드디어 하류의 정신이 돌아오는 듯 했다. 피터는 기쁜 듯 그를 더욱더 부축해 일으켰다.

어떻게 된거야... 아까 그 괴물은?”

네가 죽였...! 크윽...!”

피터가 피를 토하며 쓰러졌다. 복부로 기다란 돌기 같은 것이 뻗어 나왔다.

이건!”

하류는 뒤를 돌아보았다. 드래곤이었다. 드래곤이 마지막 힘을 짜내어 피터를 공격한 것이다. 하류를 공격한다는 것이 그를 공격한 듯 원망이 가득한 눈동자로 죽었다.

제기랄...!”

하류는 화가 난 듯 드래곤을 향해 달려가 발길질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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